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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축구에 열광하는 이유(feat.내가 뮌헨에 열광하는 이유)

푸스발 카이저 2024. 5. 7. 00:43

축구에 빠져들게 된 계기

마네이랑의 비극

 

언제였을까. 내 기억 속 축구에 대한 첫 기억은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가족들과 큰 광장에서 스크린으로 우리나라의 경기를 시청했던 것이다. 사실 이때는 축구에 관심이 있어서 갔다가 보다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따라갔던 것이기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 월드컵이 나를 축구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내 기억 속 최강의 축구팀이었던 브라질, 그랬던 브라질이 에이스였던 네이마르가 부상으로 빠지자 4강에서 독일에게 7-1로 패배하였다.

 

나에게 이 경기의 결과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독일이라는 나라, 그중에서도 독일의 에이스인 뮐러라는 선수에게 크게 관심이 갔다.

 

토마스 뮐러는 뭐랄까 화려하지도, 빠르지도, 신체 능력이 우수하지도 않았는데 그냥 축구를 잘하는 선수라는 게 딱 느껴졌다. 그가 있는 곳에서 공격이 이루어졌고 기회가 났으며 득점이 나왔다. 그리고 그의 인터뷰나 그와 관련된 영상을 보면 독일인 답지 않은 유머러스함과 끼가 보였다. 이런 뮐러에게 난 자연스레 빠져들게 되었고 그의 팀이자 고향클럽인 바이에른 뮌헨에게 빠져들게 되었다.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은 나의 인생 클럽이 되었다.

 

 

내가 축구와 뮌헨에 열광하게 된 이유

 

바이에른 뮌헨 그 자체인 토마스 뮐러

 

 

토마스 뮐러를 통해 알게 된 바이에른 뮌헨과 축구는 나의 인생의 일부가 되었고 나의 삶의 이유가 되었다.

 

그 당시의 바이에른 뮌헨은 역대급의 퍼포먼스를 보이며 트레블을 이뤄낸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뒤를 이어 바르샤에서 트레블을 하고 온 펩 과르디올라가 지휘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축구는 매력적이었고 상당히 흥미로웠다.

 

라인을 극단적으로 올리고 3백과 4백을 왔다 갔다 하면서 어떻게든 공격지역에 선수들을 더 많이 투입하여 상대를 압박하고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나갔다. 그래서 보면 리그 내에서 약팀을 상대로 점유율이 70프로가 넘을 때도 있을 정도였으니 얼마나 공격적인 축구를 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과르디올라가 가장 잘 쓰는 그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는 선수가 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이자 나를 축구라는 스포츠로 데리고 와준 토마스 뮐러이니 난 더 재미있게 과르디올라의 축구를 보았고 행복하였다.

 

이러한 과르디올라의 축구는 가끔 답답하게 막힐 때도 있지만 상대팀을 압도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기에 응원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재미있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잘하다가 납득이 되지 않는 전술을 실험하다가 아쉽게 탈락하였으나 그래도 거의 매번 4강 이상을 갔기에 정말 강력했다고 할 수 있다.

 

 

트레블을 이룩해낸 한지 플릭 휘하의 바이에른 뮌헨

 

이러한 과르디올라가 떠난 이후에도 바이에른 뮌헨은 4강과 8강은 꾸준히 진출했며 19/20 시즌 니코 코바치의 경질 이후 선임되었던 한지 플릭의 지휘아래 챔피언스리그 전승 우승 포함 트레블이라는 가히 역대급이라고 회자될만한 기록을 써 내려갈 만큼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렇듯 국내대회뿐 아니라 국제대회에서도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 바이에른 뮌헨에게 나는 자연스레 매료되었고 보고 싶지 않다고 투정해도 계속 경기를 보고 여러 가지 찾아보게 되었고 열광하게 되었다.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팀은 알면 알 수록 더욱 매력적인 팀이었다. 1900년대부터 지금까지 3번 연속의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두 번의 트레블(그중 한 번은 전승우승)을 포함한 챔피언스리그 6회 우승, 11회 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을 포함한 33회의 분데스리가 우승, 20회의 DFB포칼 우승까지 엄청난 역사적 서사를 갖춘 팀이자 나치 독일의 핍박을 이겨낸 근본도 충만한 클럽이다.

 

50+1이라는 독일의 특별한 제도 때문에 시민구단으로 남았고 투자의 한계가 있었지만 자본도 많으며 내 기준에서는 청렴결백한 팀이었다. 승부조작을 한다든가, 여러 오심논란에 휩싸이게 된다든가 싶은 오명이 남을만한 짓도 안 하는 정말 매력적인 팀 그 자체이다. 다른 팀 팬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뮌헨은 완벽한 팀이다.

 

그래서 나는 뮌헨이라는 클럽에 매료되었고 그들이 하는 축구라는 스포츠에 매료되었고 그들의 일부가 되었고 그들도 나의 일부가 되었다.

 

우리들이 축구에 열광하게 된 이유

 

앞에서는 내가 축구에 열광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축구에 빠져들고 열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겠다.

 

4골차이를 뒤집은 캄프 누의 기적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우선 축구라는 스포츠자체가 전반 45, 후반 45분 엄청 길지도 않으면서도 그 안에서 많은 변수들이 발생하며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기에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정적인 스포츠가 어디 있겠냐만은 축구만큼 역동적이고 많은 스토리들을 만들어내는 스포츠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언더독의 반란이라든지, 역대급의 반전 역전 혹은 동점 스토리라든지, 역대급 팀들 간의 경기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서사라든지 많은 이야기들을 자주 보여주는 스포츠가 축구라고 생각한다. 공은 둥글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역동성과 다양한 스토리들 이러한 요인들에 우리들이 매료되는 것이며 열광하게 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132년만에 첫 우승을 거두었던 레스터 시티

 

그리고 두 번째로 우리가 열광하게 되는 이유는 저마다의 낭만을 쫓을 수 있고 이룰 수 있게 해 주는 것 중 하나가 축구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언더독의 반란을 보고 언더독이라는 팀의 매력에 빠져 자신의 낭만을 이루어 갈 수도, 어떤 이는 압도적이 모습으로 다른 팀을 찍어 누르는 팀의 매력에 빠져 자신의 낭만을 이루어 갈 수도, 어떤 이는 약팀이었다가 점점 성장하면서 강해지는 팀의 매력에 빠져 자신의 낭만을 이루어 갈 수도 있다. 이러한 것들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 축구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이렇기에 다양한 유형의 팬들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데스리가 첫 우승에 열광하는 레버쿠젠 팬들

 

세 번째로 우리가 열광하는 이유는 축구로 인해 우리들의 인생의 목표를 잡은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당장에 글 쓴 본인도 축구라는 스포츠 덕분에 스포츠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꿈을 꾸게 되었고 이러한 꿈뿐만이 아니라 인생의 목표도 생기게 되었다. 나의 인생의 목표는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구단에 직접적으로 소속이 되어서 일을 하는 것이고 대한민국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관련해서는 가장 유명한 인물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꿈을 이루어 나가기 위한 과정 중 하나로 이런 글들을 써 내려가고 있는 거 기도 하다. 이렇듯 축구로 인해서 인생의 목표와 방향이 정해질 수도 있기에 축구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고 열광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우리들이 축구에 열광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우리들이 존재하기에 축구라는 스포츠도 존재하게 되는 것이고 축구팀들이 명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